옵시디언을 처음 쓸 때는 링크가 많을수록 노트 시스템이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일단 옵시디언에서 그래프뷰를 켜는 순간 간지가 좔좔 흐른다. 관련 있어 보이는 단어를 만나면 일단 [[링크]]로 만들었다. 그래프가 빽빽해지는 것도 그럴듯해 보였다.

그런데 나중에 링크를 따라가 보니 왜 이어 놓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주제라는 이유만으로 연결한 노트도 있었고, 링크 목록은 길지만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는 더 모호해졌다.

지금은 위키링크와 MOC에 서로 다른 질문을 맡긴다.

  • 위키링크는 “무엇과 어떤 의미로 이어지는가?”에 답한다.
  • MOC는 “어떤 순서와 관점으로 읽을 것인가?”에 답한다.

둘 다 노트를 연결하지만, 링크는 관계를 만들고 MOC는 길을 만든다.

블로그의 다른 글 속성과 태그, 노트 정보를 표현하는 두 층옵시디언에서 Properties는 기계가 읽을 최소 구조를, tags는 여러 맥락을 가로지르는 주제를 표현하도록 나눈 기준을 정리했다. #pkm#obsidian

위키링크는 주제 표지가 아니라 참조다

위키링크는 같은 주제의 노트를 기계적으로 묶는 태그가 아니다. 내용을 복사하지 않고 하나의 대상을 여러 맥락에서 참조하면서, 두 생각이 어떤 관계인지 문장 안에 남기는 도구다.

세션을 서버에 두지 않으면 [[statelessness-in-system-design|수평 확장]]이 쉬워진다.

이 링크는 두 노트가 모두 시스템 설계에 관한 글이라는 표시가 아니다. 무상태성이 수평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관계를 현재 문장이 설명한다. 링크 대상의 제목에 맞춰 문장을 비틀기보다, 이 문맥에서 그 대상이 맡는 역할을 드러내는 편이 낫다.

사람·조직·제품·기술·사건처럼 반복해서 참조할 대상은 고유명사 노트를 만들고 링크한다. aliases를 두면 다른 이름으로도 같은 대상에 닿을 수 있고, 링크되지 않은 언급을 찾기도 쉬워진다.

하지만 모든 명사를 노트로 만들지는 않는다. 같은 주제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글을 서로 잇지도 않는다. 반복해서 생각하거나 근거·대조·전제로 사용할 관계만 연결한다. 외부 원문을 보존하는 sources/ 노트에는 의미 있는 관계가 없다면 링크가 없어도 괜찮다.

새 성질은 새 노트와 링크로 표현한다

공간축 글에서 정한 원칙은 “노트의 이주는 없다”다. 노트의 성질이 달라져 다른 폴더가 필요해져도 기존 파일을 옮기지 않는다.

  • source를 읽고 내 해석이 생기면 새 notes/ 글에서 source를 근거로 링크한다.
  • log에서 재사용할 원칙을 발견하면 새 notes/ 글을 만들고 당시 기록을 링크한다.
  • inbox 캡처를 검토해 정본을 만들면 새 노트와 캡처의 관계를 확인한 뒤 캡처를 남기거나 삭제한다.

이렇게 하면 외부 자료, 당시 기록, 현재의 해석이 서로 덮어쓰이지 않는다. 각각의 정본은 자기 자리에 남고, 사고의 흐름은 링크로 이어진다. 원문·기록·해석을 나누는 기준은 sources, log, wikilink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

외부 근거와 당시 기록이 현재 해석에 의미 관계로 연결되고, MOC가 핵심 개념·반례·적용 기록을 읽는 순서로 엮는 구조

MOC는 링크 위의 읽기 경로다

태그와 검색은 무엇이 있는지 보여 준다. 하지만 무엇부터 읽고, 어느 지점에서 반례를 보고, 어떤 사례로 넘어갈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그때 atlas/에 MOC(Map of Content)를 만든다.

MOC의 각 링크에는 그 경로에서 왜 읽는지 한 줄을 쓴다.

- [[핵심 개념]] — 이 경로의 전제를 확인한다.
- [[반례]] — 전제가 깨지는 조건을 확인한다.
- [[적용 기록]] —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 본다.

이유 없는 링크 목록은 검색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MOC는 색인이 아니라 지도이다. 읽기 시작할 지점을 고르고, 현재 내 위치를 알려주고, 관점이 갈라지는 곳을 보여 준다.

하나의 노트가 여러 MOC에 나타나도 괜찮다. 파일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목적이 다른 것이다. 같은 노트를 투자 MOC에서는 의사결정 기준으로, AI MOC에서는 자동화 사례로 연결할 수 있다. 각 MOC에서 그 노트를 왜 읽는지만 다르게 적으면 된다. MOC끼리도 상위·동료 경로로 이어질 수 있다.

동결은 가치 없음이라는 뜻이 아니다

MOC에도 시간축의 오른쪽 끝이 있다. 다만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자동으로 state: archived를 붙이지는 않는다.

  • 계속 고칠 읽기 경로라면 state 없이 유지한다.
  • 더는 고치지 않지만 관심 영역의 탐색·회고에 유용하다면 state: archived로 동결한다.
  • 탐색 가치도 없다면 먼저 참조를 정리하고 삭제한다.
  • 잘못된 생각이나 정보였다는 사실이 유용하다면 잘못된 이유만 짧게 남긴 정정 노트로 축소한다.

archived는 버려진 지도라는 뜻이 아니다. 현재의 관심 영역 안에 남겨 두되, 더 이상 고치지 않기로 한 경로다. 프로젝트 종료, 동결, 삭제는 같은 사건이 아니다.

노트를 지우기 전에는 참조하는 쪽을 먼저 고친다. 원문 근거가 있다면 링크를 URL로 바꾸고, 다른 정본이 생겼다면 그쪽으로 연결한다. 삭제는 그래프에서 파일 하나를 없애는 일보다 그 파일이 맡고 있던 관계를 정리하는 일에 가깝다.

링크 수보다 다시 읽을 이유가 중요하다

예전에는 링크가 많으면 노트가 잘 연결됐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링크를 따라갈 때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같은 주제를 모으고 싶다면 태그를 쓴다. 특정 대상과 생각의 관계를 남기고 싶다면 위키링크를 쓴다. 여러 관계를 어떤 관점과 순서로 읽을지 안내해야 한다면 MOC를 만든다.

결국 연결은 수가 아니라 이유다. 문장 안의 링크가 관계를 설명하고, MOC의 한 줄이 읽는 목적을 설명한다면 그래프가 성기더라도 다시 쓸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노트 시스템은 많이 이어진 시스템보다, 왜 이어졌는지 기억할 수 있는 시스템에 더 가깝다.